인플레이션 평균을 상회하는 가격 인상을 보여주는 세탁기 시장
경기 회복 단계에서 일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던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예상 수준보다 크고 더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8월 발표될 7월 인플레이션 예상치도 4.9%를 가리키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테이퍼링 계획을 7월 FOMC와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예상되고 있는데요.
'비관론이 극에 달할 때 투자하고 최고로 낙관적일 때 매도하라'는 격언도 존재하듯 이제 주식을 팔아야할까요? 라고 묻는다면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최고로 낙관적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강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던 시대는 과거 오일 쇼크 시기에도 존재했었고 당시 워런 버핏은 인플레이션보다 가격을 인상하여도 고객을 잃지 않는 가격 결정력이 뛰어난 기업에 투자하라 이야기했었죠.
위 자료는 1977년 이후 미국의 세탁기 인플레이션 자료 입니다.
2021년 현재 18%의 가격 상승이 나타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인 5%대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습니다.
세탁기는 가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기에 가격을 인상하여도 고객을 잃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위 자료를 기반으로 보았을때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세탁기 가격 상승률은 월등한 수준이기에 가격 결정력이 뛰어나다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세탁기 가격 상승은 지난 40년 중 최고 수준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2000년 이후 2012년에 기록했던 8.5%의 가격 상승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아래 시행되었던 세탁기 세이프가드 도입으로 인한 6%대의 가격 상승률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죠.
세탁기 가격 상승의 이유에는 강한 소비가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겠는데요.
강한 소비 외에도 세탁기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이슈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탁장비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원인 - 세이프가드(Safeguard)
세탁기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시행된 세이프가드(Safeguard) 시행입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기업에 타격이 발생할 경우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취하는 무역 정책중 하나로 관세 인상이나 수입 제한을 통해 정해진 쿼터를 초과한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는 조치인데요.
지난 2018년 1월 미국을 대표하는 가전 기업 월풀(Whirlpool)을 보호하기 위해 삼성과 LG의 미국 외 공장에서 생산되는 세탁기에 대하여 세이프가드를 시행하였고 이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였죠.
해당 조치는 2021년 2월 종료 예정이었으나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에 추가로 2년 연장에 서명하며 2023년 2월까지로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따라서 2018년 세이프가드 시행 이후 세탁기 가격 인상이 나타났듯 올해에도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며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제품 가격 인상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부담을 해결하고 있는 세탁기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제는 LG와 삼성에게 가전 1위 자리를 내어준 월풀 Whirlpool
월풀(Whirlpool)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가전 기업으로 1911년 세계 최초 전기 세탁기를 출시한 기업입니다.
세탁기, 냉장고, 주방기기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월풀은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가전 제품 기업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출 규모로는 세계 최대 가전 기업이었으나 삼성과 LG의 가전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주류로 떠오르며 올해 LG에게 매출 1위 가전 기업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실제로 미국 내 제품 후기나 평점을 보면 삼성, LG의 호평과 달리 월풀에 대한 혹평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월풀이 망한 것은 아닙니다.
키친에이드와 같은 주방 용품은 여전히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메이텍(MAYTAG)과 같은 저가 브랜드 제품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어쨋든 보호무역주의에 힘입어 미국 내 판매량도 준수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월풀이 제품 경쟁력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세이프가드를 평생 지속하여도 기업 흥망성쇠는 결정되어 있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월풀 2021년 2분기 실적
월풀은 지난 21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하였는데요.
제품 가격 인상을 바탕으로 뛰어난 매출, 이익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2분기에는 팬데믹 기저효과가 반영되어 당연히 큰 폭의 매출, 이익 성장은 당연한 일이고 2019년 대비해서도 약 5%의 매출 성장과 60% 이상의 EPS 성장을 기록했는데요.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이익 성장 및 EBIT 마진 개선에는 제품 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 영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원가 상승이 약 4%의 EBIT 마진 감소를 야기한 반면 제품 가격 상승으로 6%의 마진 상승을 이뤄냈고 비용 절감을 통해 추가적인 마진 개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월풀은 인플레이션 시대 뛰어난 가격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북미 지역 매출은 미국 내 강한 소비에 힘입어 준수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 요인이 남아있다 경영진은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 기업인 월풀은 북미 매출 성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제품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뒤쳐지고 있다보니 높은 수준의 멀티플을 부여할 수 없어 지속적인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제품 경쟁력을 끌어 올려 자국 내 브랜드 입지를 다시 끌어 올리는게 관건입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뛰어난 매출 성장을 기록하였고 강한 매출 성장과 비용 절감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습니다.
2019년까지 해당 지역에서 월풀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였는데 2021년 비용 절감에 힘입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모습입니다.
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세탁 산업이 강하게 성장함에 따라 큰 폭의 매출 성장이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들의 수요도 강력했고 월풀 남미 법인 역시 비용 절감에 노력하며 EBIT 마진이 크게 증가한 모습입니다.
월풀은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삼성과 LG의 텃밭이기에 부진한 탓도 있지만 월풀 중국 법인을 중국 가전 기업 Galanz에 매각하며 중국에서 철수한 영향과 상반기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던 인도의 셧다운 영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인도 시장에서는 6월부터 매출 회복이 시작되었다 언급하고 있습니다.
월풀은 2분기 전 지역에서 판매고를 올린 영향으로 2021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연속된 가이던스 상향인데요.
2020년 대비 16%의 매출 성장과 150bp의 EBIT 마진 개선, 잉여현금흐름 상향 조정입니다.
기존 월풀의 장기 성장 목표는 연 3%의 매출 성장과 10%대의 EBIT 마진, 6%대의 잉여현금흐름 전환율인데 이를 모두 상회하는 수준의 2021년 가이던스입니다.
2021년 EPS 전망 역시 기존 $22.5~$23.5에서 10% 이상 인상한 $26를 제시하는 긍정적인 가이던스 입니다.
위 자료는 월풀의 EBIT 마진 가이던스인데 해당 자료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재료 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 인상으로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월풀은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죠.
지역별 가이던스는 북미 시장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는 없습니다.
월풀의 가장 큰 사업 지역인 미국의 사업 전망이 밝아진건 긍정적이긴 하지만 이는 월풀의 제품 경쟁력이 강해졌다기 보다는 세이프가드 연장에 따른 전반적인 세탁기 가격 상승 영향이 아닐까 싶은 입장입니다.
월풀 Whirlpool 주가 및 개인적 의견
월풀은 지난 한해 가전 제품을 비롯한 주택 용품 수요가 증가함과 동시에 신규 주택 건설 증가에 힘입어 강한 주가 상승을 기록했으나 2020년 및 2021년은 반짝 성장이고 2022년부터는 매출, 이익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월가 의견이 지배적이다보니 2분기 연속 10% 이상의 EPS 가이던스 상향에도 불구하고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줌에도 점유율을 계속해서 삼성과 LG에게 내어주다보니 장기적으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월풀의 제품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한 매출, 이익 성장이 지속되어도 단순 배당주로 전락하여 계속해서 저평가를 받는게 맞지만 현재 수준의 성장만 지속할 수 있어도 충분히 더 높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품 경쟁력이 뒤쳐지다보니 장기적으로 적합한 투자 대상이라 현재 실적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렵지만 실적 가이던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어 3~6개월 정도 단기적으로는 접근해볼만한 기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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